102308 가을

08년도 저물고 있다. 조지아 날씨는 제법 가을의 쌀쌀함으로 피부를 서늘케 하지만 아직은 괴롭힐 정도로 추워 떨지는 않는다. 그러나 밖 을 나가면 겉옷을 걸쳐야 할 만큼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여기저기서는 저물어 가는 한 계절의 단풍 관광을 외면할 수 없다는 강박감으로 단일 소풍을 계획하고 동참할 것을 요청한다. M 구릅에서도 내일 Smokey Mountain 을 향한 하루 관광을 위하여 이른 아침 8 시까지 W 파킹 장에 모이라고 광고한다. 내일저녁에 약속해 놓은 조 선교사와의 만남 때문에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 오 집사도“온천”으로 초대하지만 그곳은 약속 중복으로 거절을 해야 했다. 이번 주 에 써넣어야 할 말씀, 성경공부 등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하고……. DW와의 대화에도 심혈을 쏟아야 하고…….서 목사에게 국민일보 결과를 알려 주어야 하고…….

3박 4일 KD 모임에 (11/3-6) 등록을 하여 오랜만에 외출을 계획하고…….11/25-28 사이에는 기독교 방송 인터뷰를 위하여 약속이 되어 있고 추수 감사절, 그리고 12월 8 일 에 있을 여교역자 모임 준비, 크리스마스 등 바쁘게 이해를 마무리 질 것 같다.


올 2008 년도는 내게 의미 깊은 해 다. 새롭게 무덤을 헤치고 나오는 부활을 경험케 해 주었기 때문이다. 긴긴 겨울밤의 폭풍-눈보라가 함께 어우러져, 강하게 몰아치는 차디찬 얼음 속의 시리고 아픈  6 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나는 마치 강도 맞아 여리고성 길가에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져 죽어가는 사람과도 같았다. 또한 욥 을 방불케 하는 고난 속에 휘말려  숨 쉬고 있었으나 산 사람 같지 않았다. 그래도 살아남아 땅 을 헤치며 솟아오른 끈질긴 생명력은 내가 생각해도 기적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2008년 1 월부터 태양 빛을 향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 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도 했을 것이다. 땅 에서 소멸해 버릴 존재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를 떠들썩하게 한 나의 환란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무상함을 재인식 시켜주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고 또한 자신들의 생 을 다시 한 번 재검토하게 해 주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내가 경험한 파선당한 인생과 같은 것에서도 내일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안주할 곳 이 못 된다는 사실을 경고해 주는 선생의 역할을 한 것으로서 가치를 발하고 있었다고 자부하게 된다. 즉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고 울고 웃으며 무엇인가 쟁취해 보려는 모든 노력은 바람을 잡는 것 과 같은 헛수고라는 것 을  생각할 수 있는 그 기회를 제공하는데 하나님은 나를 쓰신 것이다.

6 년 이란 기나긴 겨울 밤 을 지켜보든 눈 들은 내게 생명의 뿌리가 남아 있으리라 상상할 수  없었을 것 이다. 오직 살아계신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와 능력만이 줄 수 있는 소망이 영안이 열린 소수의 사람들에게 주어져 그들은 연민의 기도와 격려와 축복의 언어를 선물하고 있었지만 고난의 세월이 너무 길었고 파괴의 정도가 너무 심한 것 이였기에 하나님의 특별하신 역사를 빼고는 회복을 기대한다는 것은 희박한 소망일 것이라고 생각되었을 것이다.


육안으로 보이든 나의 모래성은 무너져 내렸다. 순식간에 가장이 쓰러져 식물인간이 되어있는 상황에 그래도 생활에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었던 2 백여 만 불 의 재물도 민들레 꽃씨처럼 바람 속 에 휘날려 사라져 갔다. 이리치고 저리 치 며 살 을 뜯고 옷 을 벗기려는 혈안이 된 모리배들이 천사의 옷을 입고 벌떼처럼 몰려와 내가 서 있던 땅 을 황무케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벌거벗고 거리에 나가 앉아야 하는 상황을 만나 이집 저집을 무숙자로 떠돌며 세월을 보내는 동안 암 이라는 또 하나의 적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2005년도 말부터 2006년도 말까지 항암치료와 방사선 그리고 6번이나 마취주사를 맞고 수술대 위에 누워서 살을 도려내고 꿰매는 무서운 악몽의 시간들을 보냈다. 또 식물인간으로 숨 쉬고 있던 남편도 땅 에 묻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마치 회오리 속에 속수무책이 된 한 마리의 새의 시달림과 같았다. 그리고 모든 악조건을 경험한 후 에도 숨이 붙어있어 날갯죽지가 떨어지고 털이 빠지고 비틀어지고 메마른 만신창이 모습으로 햇볕 쬐는 2008년도 이른 아침 고개를 처 들게 된 것이다. 내 것 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가진 이름 석 자와  발가벗은 몸 하나 뿐으로 나는 새 생명을  솟구치며 새 해 를 시작한 것이다.  2008년! 회복의 해 이었다! 병원 응급실을 안방처럼 드나들던 삶 을 종결 질 수 있었다. 그리고 매일매일 육체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투쟁의 의욕을 지탱시켰다. 새 공기를 들이키며 새 옷을 걸치고 밖으로 돌면서 힘에 부딪기지만 새로운 삶 이 시작되었고 “폭풍 속에 피는 꽃”이란 장편, 제 3인칭 실화 소설을 마무리 짓고 출판을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또 새해 첫 날부터 선물 받은 컴퓨터로 인터넷교회를 구상했고 그 문 을 2월 말에 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은 이밖에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적은 일 이지만 하는 일 에 긍지를 느끼고 있었다. 단 한사람이 인터넷을 통하여 하나님께로 가까이 갈 수 있다면 그리고 하나님의 극진하신 사랑이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졌다는 사실을 믿고 그분께 속한 백성이 되어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서 나는 다시 살아났다는 보람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덤으로 주신 새 삶 에 대한 보답이라 느껴졌다. 새 안목도 생겼다. 옛날에 가지고 살던 세상의 안목과 이생의 자랑이 완전히 바뀌어져 버린 새 사람의 새 시각을 얻었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내면 에 훤칠하게 커버린 영적인 사람이 되어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있는 가난하고 복된 심령이 되었다. 그리고 매 순간의 삶 을 은혜의 기회로 삼고 사는 축복도 느끼며 아무리 작은 일 이라도 감사하고 있었다. 또 지극히 적은 자에게 물 한 그릇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도 깨달아 알면서 2008년도를 축복의 해 로 감사하며 한 해의 석양을 음미하고 있다.


한 은총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