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에 핀 꽃 한 송이
남자는 공원길을 걷고 있었다. 길 옆 에 노란 양탄자처럼 깔려있는 꽃밭이 눈길을 끌어 그 가까이에 다가갔다. 수많은 꽃들이 저마다 활짝 피어 하늘거리며 애교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라고 손짓하며 간들거리는 모습은 남아의 혼 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그의 눈길은 그들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그리고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있던 중 어느 한 송이에 눈 을 정착시키게 되었다. 많은 꽃 들 중에 가장 싱싱하고 예쁘게 보이는 꽃 이었다. 남자는 그 꽃 을 코에 대고 그 향기를 음미해 보고 싶었다.
“넌 참 예쁘구나. 너를 꺾고 싶은데 조금은 미안하지만…….왜냐하면 네가 꺾이면 내 손에서 너는 시들 것 이고 네게 주어진 생명의 기간만큼 싱싱하게 남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줄 수 가 없기 때문에…….날 용서해 주렴…….너를 꺾어서 네 향 을 맡고 싶고 그리고 내 가슴에 꽂아놓고 계속 네 아름다움을 음미하고 싶거든…….이해해라…….”
남자는 자신이 잔인하다는 생각 보다는 자기 손에 넣고 또 가슴에 달아놓아 음미하는 것 이 꽃 에게도 행복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너를 바라보고 네게 취하여 너를 꺾어 주고 그 가슴에 달아주기를 너는 바라는 것이 아니냐?”
그는 꽃 에게 질문했다.
꽃 은 여전히 눈웃음을 치며 하늘거리는 애교를 만면에 담고 대답했다.
“네. 나를 꺾어주세요. 이 많은 꽃 들 중에서 당신 눈 에 띄어 선택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흥분하고 있어요. 어서 어서 꺾어 주세요. 그리고 그대 가슴에 달아 주세요. 나는 특별히 그대 가슴을 원한답니다. 거기에 있으면 당신은 나를 내려다보며 나의 행복을 바라볼 수 가 있을 테니까요. 당신의 눈길을 나에게만 집중시켜줄 수 가 있다면 나는 세상에서 더 바랄 것 이 없이 행복할 거예요. 나는 바라봄을 받고 사랑받는 존재로 사는 것이 내 생 의 의미라고 느끼거든요…….”
남자는 꽃 을 꺾었다. 꽃 은 애교스러운 미소로 행복을 표현하며 코에 대고 향기를 흠향하는 그에게 한껏 향기를 뿜어냈다. 은은하고 고유한 향기였다. 그 향은 남자의 마음에 상쾌한 기쁨을 제공하고 있었다.
“네 향기는 참으로 특이하고 기분을 들뜨게 하는구나. 너는 아름다워! 네 노란 색깔이 어쩌면 그리도 선명하냐? 네 씨 밭을 받쳐 주고 있는 노란 날개들은 참으로 싱싱하고 어여쁘구나. 네 얼굴을 받들고 있는 초록색 치마저고리도 참으로 예쁘단다. 아 정말 나는 너로 인하여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느낀단다. 내 가슴에 너를 달아 주마. 그리고 네가 시들 때 까지 내 눈 을 네게서 떼지 않으리라. 너를 사랑하리라. 지금 이 순간처럼 네 마지막 시드는 순간까지 나는 내 가슴에서 너를 떼어놓지 않으리라.”
남자는 꽃 을 그의 가슴에 달았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길 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주위에 모든 자연 세계를 잊고 가슴에 달린 꽃 한 송이에만 열중하며 공원길을 걸었다. 얼마간 열중했던 그의 시선 때문에 또 다른 아름다운 공원의 자연미를 감상할 수 가 없다는 사실을 그는 뒤늦게 깨닫고 놀라고 있었고 그러므로 그 눈 을 돌려 사방에 널려있어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꽃 들이며 푸른 나무며 양탄자처럼 깔려있는 잔디밭이며 또 앞을 횡단 하는 다람쥐 들이며 짹짹거리는 푸른 새 참새 빨간 새들을 바라보며 또 다른 미 에 취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옆에서는 아름답게 색칠해 놓은 벤치가 쉬어 가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그는 벤치의 초대에 고마움을 느끼며 그 위에 앉아 쉬어가기로 했다. 심신이 모두 휴식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눈앞에 굴러 떨어지는 도토리며 알 밤 들이 눈으로 들어왔다. 열심히 양식을 나르고 있는 개미들에게도 주목이 갔다. 가슴에 꽂아놓은 노란 꽃송이가 외로운 듯 슬픈 기색을 하고 그의 눈길을 주목하고 있었다. 그는 그러한 꽃 을 향하여 바라보니 그 꽃 은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을만한 것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가만히 꽃 을 가슴에서 꺼내어 벤치에 벌어져 있는 틈바구니에 끼어 넣었다.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간 꽃송이는 더욱 슬픈 듯 그를 바라보며 말하고 있었다.
“나를 여기에 버리지 말아 주세요. 당신 눈길이 없는 이곳에서 혼자 남아 시들어 죽고 싶지는 않거든요. 나는 외롭고 비참한 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네? 나를 다시 그대 가슴에 꽂아주세요. 그대의 눈길이 없어도 괜찮아요. 불평하지 않을게요. 다른 꽃 들을 나보다 더 예쁘다고 말씀하셔도 좋아요. 잘 참겠어요. 버리지만 말아주세요. 네?”
꽃 은 남자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그럴수록 남자는 그 꽃 에 싫증이 났고 더욱 버리고 싶어졌다.
“여기 벤치위에 앉아 웃고만 있어요. 다른 남자가 지나가다가 당신을 만나면 그의 가슴에 꽂아줄지 누가 알겠어? 이젠 내 갈 길을 자유롭게 가고 싶군. 미안해요.”
남자는 슬퍼하는 노란 꽃 을 홀로 두고 벤치에서 일어나 자기 길 을 가고 있었다.
그러나 왠지 발길은 가볍지를 않았다. “슬퍼 울고 있을까? 다른 남자를 위해 화장하고 향 을 뿜으며 미소 짓고 있을까? 아니면 노란 잎들이 시들어 떨어져 나가고 있을까?” 생각하는 남자는 오히려 더욱 노란 꽃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 그 꽃 을 찾아 마지막 까지 가슴에 꽂을 가도 생각을 했다. 그러나 돌아가지는 않았다.
공원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집을 향해가려고 파킹장을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앞에 건장하고 씩씩하게 생긴 청년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고 있었다. 그의 가슴에는 아직도 싱싱하고 아름다운 노란 꽃 이 꽂혀 있었다. 그가 벤치에 버리고 온 그 꽃 이였다. 그리고 노란 꽃 은 그 청년을 바라보며 마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이상한 배신감을 느꼈다. 배신감으로 떨고 울며 미워해야 할 그 꽃 이 행복한 모양을 하고 있어 그는 그러한 꽃 을 향해 오히려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한때는 내 사랑을 받고 행복해 하던 꽃이 아니었던가? 그러한 그가 그렇게 속히 다른 이 의 가슴에 안겨 행복해 질 수 있다니…….꽃 은 믿을 수가 없어.......”
한 은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