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댁은 종호에게도 중책을 맡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양산공장을 하면서 양산 가게를 돈암동에 차렸는데 종호가 가게를 맡아 하면서 손님들에게 양산을 고쳐주는 일을 하도록 기술을 익히게 했고 문방구를 겸해 하는 양산가게에서 밤을 새우는 일을 하게 했다. 11 살짜리 종호는 양산가게 도둑을 지키는 야근을 했고 삼촌은 밤 11시가 가까워지면 가게 문을 밖에서 잠가 창문 없는 공간에서 종호는 아침에 문을 열어 줄 때까지 꼼짝없이 묶여 있어야 했다. 그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외에도 여러 가지 허드레 일을 다 맡아했다. 그러나 종호는 항상 밝고 명랑했다. 그러므로 그는 별 큰 욕설을 듣지 않았다. 그가 야단을 맞지 않은 데는 다른 이유들도 있었다. 삼촌댁이 야단을 칠라치면 그는 무조건 수그렸다.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 게요.]
   
삼촌댁이 매를 들거나 군밤을 주려하면 그는 재빠르게 도망치곤 했다. 그는 또 내가 삼촌댁에게 야단을 맞을 때도 누나 대신 빌었다.
   
[작은 어머니. 우리 누나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다시는 안 그럴 게요.]
   
내가 그릇을 깨뜨리기라도 하면 그는 미리 삼촌댁에게 뛰어가서 머리를 긁적이며 빌었다.
   
[작은 어머니. 내가 그릇을 깨뜨렸어요. 잘못했어요. 용서하세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나는 종호가 거짓을 고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넌 저리가. 내가 깨뜨렸는데 왜 네가 깨뜨렸다고 거짓말하는 거야? 제가 깨뜨렸어요.]
   
나는 종호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아녜요. 작은 어머니. 제가 깨뜨렸어요. 누나는 저리가!]
   
종호는 나를 자기 뒤에 몰아세우고 또 소리쳤다.
   
삼촌댁은 우리 둘 을 번갈아 보면서 눈을 흘겼다.
   
[아이고 잘한다 잘해- 이 년 놈들 핏줄이 아니랄 가봐…….니들 웃기는 구나 웃겨 야…….]
   
삼촌댁은 종호에게 군밤을 주면서 말했다
   
[또 이런 일이 있으면 어림도 없어!]
   
삼촌댁은 으름장을 놓았지만 더 이상은 문제를 삼지 않고 물러나곤 했다. 모두 종호의 행동 때문이었다.

    종호는 누나가 매를 맞는 것을 가장 슬퍼하고 두려워했다. 그는 내가 매를 맞을 때마다 악을 쓰며 울곤 했고 그 매를 막고 나섰다.

    나는 삼촌의 심한 매질을 당하기 시작했다. 그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자정시간이 될 때가 보통이었다. 나는 이때마다 밥상을 차려 드렸고 그가 밥상을 물리면 잠자리에 들곤 했다. 이러한 밤이 되면 삼촌댁은 남편에게 소곤거리며 하루 사건을 보고하곤 했다. 삼촌은 어느 날 삼촌댁에게서 보고를 들은 즉시 안방 문을 박차고 마루를 건너 건너방문을 열어젖혔다. 그는 거친 숨소리와 함께 나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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