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년. 뭐? 이 죽일 년…….]

    삼촌은 나의 머리채를 휙휙 돌리더니 발길로 사정없이 찼고 짓누르며 주먹질을 했다. 광란이었다. 놀란 사촌들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눈만 내어놓고 멀뚱거리며 아버지의 난폭한 구타를 지켜보았다.

    [그년의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려라. 죽여라 죽여. 그래야 정신 차리지]

    할머니는 아랫목에 일어나 앉아 기다란 놋 담뱃대를 빨면서 삼촌의 횡포를 거들었고 삼촌댁은 안방에서 가다듬은 목소리로 삼촌을 불러 들였다.

    [이젠 됐어요. 그만하고 돌아오세요. 그만하면 버릇을 고치겠지요.]

    삼촌댁은 난폭한 삼촌의 광란을 말리는 부드러운 음성을 내고 있었지만 삼촌의 분노를 부추겨 놓은 장본인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두들기고 싶었던 나를 삼촌이 대신해 주어 만족했는지 그 음성에는 애교까지 넘치고 있었다.

    나는 무슨 연고로 매를 맞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정신없이 맞다가 삼촌에게 물었다.

    [왜 저를 때리시는지 설명 좀 해 주세요. 왜 제가 이 매를 맞죠?]

    [저 주둥아리를 쑤셔 놔라. 어디서 말대답을 감히 하노? 저년을 죽여라 죽여!]

    할머니가 소리치며 놋담배 꼭지로 나의 머리를 두드렸다.

    [야 이년이- 네가 한일을 몰라서 묻냐? 이 앙큼한 년.]

    삼촌의 주먹이 날아와 나의 얼굴을 쳤다.

    나는 두들겨 맞으면서도 눈물이 없었다. 두려워 할 줄도 몰랐다. 그냥 매를 맞았다. 그리고 마음속에서는 쓰디쓴 독 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내가 무슨 이유로 이 매를 맞는지 왜 알려주지 않으세요?]

    이를 부드득 갈면서 독이 오 른 내 눈엔 살기가 등등했다. 그리고 당돌하기만 했다.

    [이년이 건방지게 뭐라고? 왜 때리냐 고?]

    삼촌은 꼿꼿이 앉아서 말로 대항하는 나의 뺨을 다시 한번 그 커다란 주먹으로 쳤고 넘어지는 나의 머리채를 휘어잡아 일으켜 공처럼 발길로 차면서 씩씩거렸다.

    [네년이 정이와 싸우지 않았냐? 건방진 년. 네가 누구라고 정이를 괴롭혀?]

    그는 나의 머리채를 쥐고 또 한 번 휘둘렀다. 나는 그의 손길에 질질 끌려 다니며 주먹세례를 받았고 또 이리 저리 발길로 채였다. 종호만이 소리치며 삼촌 팔에 거듭 매달려 울며 사정했다.

    [작은 아버지. 우리누나. 때리지 마세요. 우리 누나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그럴께요]

    [저리 비켜 이 새끼.]

    삼촌은 종호를 힘껏 밀어 던졌다. 종호는 방 한 구석으로 내 둥그러지곤 했으나 또다시 악을 쓰며 삼촌에게 기어와 팔에 매달렸다.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