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이웃집 젊은이가 무슨 볼 일로 집을 방문하였는데 정아가 미소지으며 그와 대화했다는 이유로 주먹질을 했고 또 동네 중학교 2학년 짜리 가 연애 편지를 보내왔다는 이유로 밤 새도록 두들겨 맞았다.

“더러운 년.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년이 벌써 연애를 해? 네 에미에게 그 더러운 것을 물려받았냐? 이 더러운 년을 내일 산부인과에 데려가 봐. 임신했는지도 모르니까.....”

삼촌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마구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다.

또 한번은 삼촌이 기분이 좋았던지 고무로 된 그 당시 유행하던 벨트들을 사서 딸들에게 나누어주며 정아 에게도 하나 주었다. 큰 딸 이 자기 벨트에 실증이 났던지 정아의 것을 달라고 했다. 정아는 그것을 거절했고 그것이 용납할 수 없는 잘못이었다.

“이년. 먹여주고 입혀주고 키워주는데 은혜도 모르는 년 뭐? 혁대를 못 주겠다고 했어?”

정아는 또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모른다. 자기의 것을 자기 것이라 주장한 것이 잘못이었다. 정아는 그 억울함을 호소할 곳이 없었다. 다만 이를 갈면서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

그는 복수를 꿈꾸면서 눈물을 흘렸다.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곤 했다.

“아버지-봤지? 왜 가만히 있는 거야? 나를 이렇게 학대하고 매질하고 무시하는데 아버지는 뭘 하고 있어? ”

정아는 죽고 없는 아버지를 향해 푸념하며 울부짖곤 했다. 그리고 새벽 5 시가 되면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쌀을 씻고 아침 준비를 하며 가족의 식사를 준비했다. 보통 정아의 얼굴은 새파랗게 멍들어 있었고 살이 찢기고 터진 곳에 피멍이 들어 있었다. 또 그의 눈은 퉁퉁 부어 올라 앞이 보이질 않았다. 온몸이 쑤시고 아팠고 몸도 멍들어 있었다. 종호는 보통 반쯤 울상이 되어 누나가 안쓰러워 견딜수 없는 듯 안절부절 했고 삼촌은 자기의 간 밤 광기가 조금은 쑥스러운 듯 미안한 기색을 지었고 삼촌댁은 그런 날 아침이면 퍼붓던 욕설을 멈추고 부드러웠으며 할머니는 조용했고 아이들은 힐긋거리며 눈치를 살폈다.

정아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나는 꼭 원수를 갚을 것이다. 나는 공부를 해서 누구보다도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당신들 위에 우뚝 설 거야. 당신들 모두 내 앞에 엎드리게 하고 용서를 빌게 할거야. 나는 지위도 명예도 물질도 다 가지고 살 거고 꼭 세상사람들을 도와 주면서 사는 사람이 될 거야. 당신들 다 죽이고 싶도록 밉지만 내가 당신들을 죽이는 것은 내가 당신들한테 지는 것이니까.... 나는 꼭 당신들을 이기고 말 거야. 난 당신 자녀들 보다 공부도 많이 할거고....두고 보라지....당신들이 나를 학교에 갈 수 있게 해 주지 않아도 나는 꼭 가게 될 거야. 꼬옥 할거야. 두고 보라지. 내손엔 졸업장들이 줄줄이 쥐어질 테니까 두고 보라지....”

정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정아는 한번씩 심한 매를 맞을 때마다 며칠씩 밥을 먹지 못했다. 목이 메스껍고 구역질이 났기 때문이었다. 또 정아는 말수가 점점 적어져 갔다. 그리고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깃들었고 어린 나이인데도 이마에 주름이 잡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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