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종호의 교육도 중요했다. 그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구락부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될 날이 가까웠다. 그가 중학교로 진학하는것이 나에게는 내 일 만큼이나 중요했다. 그러나 삼촌댁은 그를 중학교로 진학 시켜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작은 어머니. 나 중학교 보내주시지요?]

종호가 물었다.

[못 보내겠다. 왜? 학비를 댈 수가 없어 그런 다 왜? 뭐 뾰족한 수라도 있냐? 돈이 어디 있냐? 너까지 중학교 보낼 돈이 어디 있어? 구락부 초등학교는 공짜였으니까 보냈지만 중학교부터는 돈을 내야 돼 인마. 난 그런 여유가 없다. 우리 새끼들 보내기도 바빠. 정예를 보내는 것으로도 빠듯해 인마. 못 보낸다. 꿈도 꾸지 마라.]

삼촌댁은 종호가 중학교는 꿈도 꾸지 못하도록 못을 박았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 했다. 청천벽력이었다.

[그가 공부를 할 수 없다면 어떻게 아버지의 유언을 이룰 것인가? 어떻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김 씨 집안 종손인 종호를 키워주지 않으면 어떻게 아버지의 무덤에 무궁화 꽃이 피게 해 줄 수 있단 말인가? 아버지는 나에게 어떠한 일 이 있어도 종호를 공부하도록 인도하라고 명령하셨다. 이제 겨우 구락부학교나마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진학할 수 없다면 그는 천한 자리에 일생을 머물러 있어야 한다.…….어떡해야 하지?]

나는 가슴이 조여 왔다. 나 자신이 공부를 열망하는 것은 잠시 뒤로 미루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종호 만큼은 진학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은 어머니. 종호를 중학교에 꼭 보내 주세요. 간절한 부탁이에요]

나는 삼촌댁에게 사정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냐? 돈이 없어 보내지 못한다. 꿈도 꾸지 마라. 네가 돈을 낼래? 그러면 보내주마.]

삼촌댁은 냉정했다. 응해 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작은어머니. 내가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할게요. 보내주세요.]

내가 또 사정했다.

[네가 무슨 재주로 돈을 번단 말이냐?]

삼촌댁이 물었다.

[네…….신문배달해서…….종호도 신문 배달하면…….우리 함께 신문 배달하면 그 학비를 댈 수 있을 것 같아요. 시간을 허락해 주세요.]

나는 해결책을 찾아낸 듯 확신 있는 청구를 했다.

[야. 신문배달은 새벽에 해야 하는 것인데 살림은 누가 하라고? 안 돼]

삼촌댁이 거절했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작은 어머니. 그러면 여름방학동안만 시간을 허락해 주세요. 한 달 만 요. 늦은 저녁시간만 허락해 주세요. 저녁 다 먹고 치우고 그 후의 시간을 요.]

[그 시간에 뭘 하게?]

[그냥 허락해 주세요. 꼭 제가 할 일 은 다 마칠게요.]

나는 여름동안 더위를 피해 밖에 나와 있는 사람들에게 아이스케크를 팔아볼 생각이었다. 삼촌댁은 의아해 하면서 그 시간을 허락했다.

[네 할 일은 다 끝마쳐야 해. 그게 뭔지 모르지만…….물지게를 지고 아무리 동네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봐야 그 돈으론 어림 반 푼어치도 안 돼.]

[네. 고맙습니다.]

나는 기뻤다. 여름 한 달 동안 중학교 일 학년 입학 비를 마련할 자신이 있었다.

[그래 열심히만 하면 그 돈은 벌 수 있어. 종호는 거뜬히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거야.]

나는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을 것 같았다.

한 은 총

이 게시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