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이끌리다


    이웃에서 쌀가게를 하는 30 대 노씨 아주머니는 20여세 연상의 남편과 함께 삼선교에 있는 구세군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남편은 정교(장로격) 였고 부인은 부교(집사격) 였다. 그들은 삼촌댁에게 열심히 전도를 시도했던 사람들이다. 노 정교는 아내에게 아주 극진했다. 그 부인은 부모친척 없는 고아로 살다가 나이 많은 노씨에게로 시집을 가서 부려보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어리광을 부리며 살았고 원하는 모든 것을 다 허락 받아 누렸다. 고아로 살면서도 험한 삶은 아니었던지 그는 온상에서 자란 사람들처럼 온순하고 순수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초등학교 때 함께 놀던 아이들 시절로 돌아가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삼촌댁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전도하던 노 부교는 어느 날  나를 데리고 교회에 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아를 교회에 보내주세요. 내가 함께 가고 또 함께 올게요. 일주일에 한번씩 바깥바람도 쏘이고 사람들과도 어울리고 하는 것이 저 아이에게 좋을 거예요. 이번 주일 날 함께 가도록 허락하시지요?”

    노 부교는 말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며 나에게 관심을 쏟 고 있었다.

    “지 삼촌에게 물어봐야지요. 다 큰 계집애를 밖으로 내돌리려 하지 않을 텐 데요. 집에 하는 일 도 많고요.”

    삼촌댁이 대답해 주기 곤란한 듯 말했다.

    “주일 날 몇 시간이면 되요. 아침 일 마치고 보내시면 점심 좀 지나면 돌아올텐데요.”

    노씨 부인이 사정하듯 말했다.

    그 날 밤 삼촌댁은 남편에게 그 일을 보고했다.

    “다 큰 년을 어디 밖으로 돌려? 안 된다고 해. 교회당은 연애 당이라고 소문 나 있잖아? 지금 사춘기 위험한 때에 잘못 굴렸다가 임신이나 시키면 어떻게 하려고 해? 안되다고 해.”

    삼촌은 반대했다.

    노씨 부인은 포기하지 않고 부탁했다.

    “저 아이를 교회에 보내시면 아마 일 도 열심히 더 잘 할거예요. 그리고 더 착해질 것이고요. 보내주세요. 제가 책임지겠어요.”

    노 부교는 또 사정했다.

    “우리 집 양반이 이미 안 된다고 그랬어요. 설득시키기 힘들 거예요.”

    삼촌댁은 더 이상의 여유를 주지 않았다.

    나는 교회를 가고 싶었다. 일 주일에 한번씩이라도 밖에 나갔다 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신선함을 경험하게 될 줄 알고 있었다. 사람들도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교회라는 곳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그곳에서 성경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얻고 위로를 받고 싶었다. 나는 아침 밥 상을 삼촌에게 드리며 입을 열었다.

    “삼촌- 나 교회에 가고 싶어요. 일주일에 한번씩만 보내 주세요. 몇 시간이면 된데요. 아침 일을 다 마친 후 에 잠시 다녀오게 해 주세요.”

    나는 용기를 내어 삼촌에게 부탁했다.

    “교회란 아무 곳에도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야. 고아나 과부나 천한 사람들....가난한 사람들....바보들만 가는 곳이야. 하나님이 어디 있냐? 주먹을 믿으라지. 무언가 붙들고 싶은 어리석은 인간들의 소집장이야....”

    삼촌은 교회에 대한 자기의 소견을 내세우며 정아의 부탁을 거절하고 있었다.

    “삼촌. 저 좋은 사람 되고 싶어요. 착한 사람이 될게요. 집안 일도 더 열심히 할게요.”

    나는 다시 삼촌께 매달렸다.

    “그래 네가 착한 사람이 된다니까....또 집안 일 도 더 열심히 하겠다니까....그래 허락하지. 한번 나가봐. 나가보고 네가 착해지나 어디 보겠다. 변화가 없으면 안 보내겠다. 한 두어번 나가 봐. 그 대신 끝나는 대로 곧 돌아와. 집안 일 소홀히 하면 안 돼. 알았냐?”

    삼촌은 나에게 한 두 번 정도 주일 날 교회 출입을 허락하는 것이었다. 그는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정아를 바라보며 연민을 느꼈던 모양이었다.

    “삼촌. 고마워요. 고마워요!”

    나는 기쁨이 충만했고 만면했다. 기운이 솟고 힘이 났다. 새가 새장에만 갇혀 있다가 밖에 존재하는 하늘을 날을 수 있도록 잠겼던 문을 때때로 열어주겠다는 허락이었다. 그렇게 되면 정아는 정말로 새가 되어 날아 보고 나뭇잎에 앉아 노래도 불러보고 예쁜 꽃 잎 도 쪼아보고 다람쥐들과 경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기 그지없었다. 나는 단숨에 쌀집으로 달려갔다.

    “아줌마. 삼촌이 허락했어요. 나 교회 갈 수 있데요. 오는 주일부터 나를 데려가 주세요.”

    노씨 부인은 정아가 기쁨이 만면하여 말하고 있는 것을 바라보더니 덥석 정아의 손을 잡고 흔들면서 함께 기뻐해 주었다.

    “그래. 정아야. 잘됐다 잘됐어. 이번 주일부터 함께 가자. 그래....”

    마치 어린아이가 기뻐하듯 노씨 부인은 기뻐했다.


    한 은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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